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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고 경쟁만 시킬 거라면 학업성취도 평가 왜 하는가?

비교하고 경쟁만 시킬 거라면
학업성취도 평가 왜 하는가?
교육과학기술부가 사상 최초로 초중고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를 공개함에 따라 지역간․계층간 나타난 격차를 놓고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국가학업성취도 시험과 결과 공개는 시험도 졸속으로 치루고 대책도 미흡한 채 공개부터 해 버려 교육청, 일선학교, 학생에게 혼란만 야기시키는 위험하고 무책임한 실험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한다.
첫째, 국가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왜 했는가? 성적을 비교하고 경쟁만 시키는 것은 국가로서 무책임한 태도다. 학업성취도 평가의 목적은 학업성취의 차이를 발생시키는 요인을 찾아내서 국가가 다양한 방안과 지원을 제공하는 데 두어야 한다. 학업성취 격차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학생의 가정배경, 가르치는 방법과 교육내용, 교육시스템과 지원시스템 등 복합적 요인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험과 성적공개를 통해 경쟁을 시켜서 성취도를 높이겠다는 것은 정글의 법칙만 내세우는 비교육적 발상이다.
둘째, 학업성취도 시험의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가 없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지적했듯이, 일부 학교가 무성의한 응시태도를 보였는데 이는 이 시험이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것도 수능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장난처럼 무성의하게 치룬 시험 결과를 놓고 비교하고 줄세우고 차등지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셋째, 정부가 내 놓은 지원 대책은 조잡하고 근시안적이다. 불리한 조건에 오랫동안 놓여 있던 학생들의 학업성취의 차이를 학교당 1년 내지 2년간 5천억원 정도를 지원을 해서 개선하겠다는 것부터가 잘못된 처방이다. 더욱이 이후에는 성취도가 낮은 학교에 대해 행재정상,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지방교육재정까지 차등지원하겠다는 것은 지역간 계층간 격차를 고착화하고 낙인찌고 낙후지역을 기피하게 만들 무자비한 행위이다. 이는 어려운 여건에 있는 학생과 학부모, 학교를 두 번 죽이는 비인간적 행위이다.
더욱이 낙후된 지역의 공부 못하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복지적 접근까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기본도 모른 채 단지 방과 후 남겨서 시험대비 암기식 공부만 일시적으로 시킨다고 될 문제가 아니다.
넷째, 빈대 잡다 초가산간 태운다고 학업성취도 높인다고 4지선다형 획일적 시험으로 공교육을 망칠 우려가 높다. 미국 수업의 경우 토론, 프로젝트, 문제해결 학습이 그나마 많이 활용되고 있음에도 학업성취도 시험과 성적공개(NCLB)로 인해 다양한 수업방식을 후퇴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결국 이 정부가 밀어붙이는 일제고사와 성적공개는 일제식 획일화 수업 일색의 교실문화를 고착화시키고 창의력, 사고력 교육은 더 후퇴시킬 것이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핀란드가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교수방법’과 ‘교육내용’이다.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국가는 학교에 대해 컨설팅 형식의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학업성취도 격차 발생에 대한 근본적 원인 진단과 대책 마련도 없이 단순히 비교하고 경쟁시키고 줄 세우기 위한 일제고사와 성적공개는 철회해야 한다.
이 정부가 진정으로 기초 미달 학생들을 포함하여 학생들의 전반적 학업성취 수준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면 돈 조금 지원하고 생색내며 채찍질할 것이 아니라 학업성취수준을 향상시킬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꾸준한 지원 대책부터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
2009년 2월 17일
민주당 제6정조위원장 조영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