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이재명 당대표, 한국노총 현장간담회 인사말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 조회수 : 488
  • 게시일 : 2025-02-21 16:32:10

이재명 당대표, 한국노총 현장간담회 인사말

 

□ 일시 : 2025년 2월 21일(금) 오후 2시

□ 장소 : 한국노동조합총연맹 6층 대회의실

 

■ 이재명 당대표

 

김동명 위원장님, 그리고 노총 관계자 여러분께 오랜만에 다시 인사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위원장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윤석열 정권의 군사 쿠데타, 내란 때문에 안 그래도 어려운 민생 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나빠지면 노동자들의 삶도, 우리 국민 대중의 삶도 나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란 극복을 위해서 무기한 천막 농성으로 앞장서 주신 한국노총 노조원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하루빨리 내란을 종식시키고 다시 정상적인 사회로 복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에 주52시간제 문제로 많은 분들이 우려를 하고 계신데, 저나 더불어민주당 입장은 명확합니다. 우리 사회가 노동 단축을 향해서, 그리고 주 4일 근무 사회로 나아가야 된다는 건 명확합니다. 언제나 말씀드린 것처럼 인류 문명의 발전, 인류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노동 생산성이 향상되고 노동 시간이 단축돼서 사람들의 삶도 많이 개선되어 왔던 것이 그 역사 아닌가 싶고요. 제가 최근 통계를 보니까 전 세계에서 이 나라가 장시간 노동으로 다섯 번째 정도라고 그래요. 제가 전에 봤던 자료는 멕시코 다음 2등이었던 것 같은데, 최근에 5등으로 떨어진 것이 왜 그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역시 노동시간은 OECD 평균에 비해서 매우 긴 시간을 일하고 있는 것이 맞습니다. 

 

여러분도 다 들으셨을 텐데 제가 전에 반도체 특별법의 예외를 인정할 것이냐는 문제를 놓고 공개 토론을 할 때 이런 말씀을 드린 적이 있어요. "현재도 주52시간 곱하기 연 54주를 하면 2,808시간 정도 되는데, 새로운 주52시간 예외 제도를 만들어서 혹시 총 노동 시간을 더 늘리자는 거냐. 설마 그런 건 아니죠?" 그래서 제가 반도체 협회, 또 삼성전자 측에서 나온 분들한테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건 아니다. 조금 노동 시간을 견디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다짐을 받지 않으면 국민의힘에서 낸 개정 법안을 보니까 그런 시간제한도 없고, 총 노동 시간을 마치 늘리는 것처럼 되어 있고, 수당도 안 줘도 되는 것처럼 돼 있어서 "설마 글로벌 경쟁을 하겠다는 첨단 기업들이 노동자들 총 노동 시간을 늘려서 혹사시켜서 돈을 벌겠다는 것이냐. 설마 그건 아니겠죠."라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총 노동 시간을 늘리지 않는다. 그걸 바라는 건 아니다."라는 확답을 받았는데 그때 노동자 측에서 나온 토론자 분들이 그러더군요. "못 믿겠습니다." 그러나 제도를 설계하는 거니까 믿고말고 문제는 다음 문제인 거죠.

 

그래서 또 제가 확인을 한 것이 주52시간제 예외를 두면 총 노동 시간을 늘리지는 않으니까 특정 시간을 많이 일하면 다른 특정 시간을 줄여야 되잖아요. 그렇게 될 경우에 "집중 노동에 따른 연장근로, 또는 심야 근로, 주말 노동에 대해서 초과 수당을 다 줘야 되는 거 아니냐. 설마 TSMC 같은 글로벌 기업하고 경쟁을 하겠다면서 노동자들의 노동을 착취해서 경쟁하겠다는 건 아니지 않냐." 이렇게 물어봤더니 역시 그건 아니라고 해서 그럼 정리된 거라고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제가 공개 토론을 하고자 했던 것은 사용자 쪽하고 노동자 쪽 얘기를 들어보니까 내용상 차이가 별로 없어요. 근데 엄청난 큰 간극이 있는 것처럼 거의 싸우다시피 의견 조율이 안 돼서 제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심판과 판정을 받으면서 한번 토론을 해보면 그렇게 큰 간극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그 후에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냐면 어제 국정협의체에서도 논쟁이 됐는데 내용상 별로 크게 차이는 없어요. 진성준 의장도 같이 그 자리에 계셨습니다만, 제가 보니까 주52시간 총시간을 늘리지 않고 초과근로 수당을 전부 예외 없이 지급하는 조건에, 특정 분야의 연구개발직, 이것도 1억 5천 또는 1억 3천 이상의 고소득자가 개인적으로 동의하는 경우에 한하여 아주 한시적으로 몇 년, 이런 식으로 하면 적용 대상도 거의 없고 실제로 별로 차이가 없을 것 같고요. 어쩌면 기존의 변형 근로제를 이용하지 않고 이걸 이용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이더라고요. 기존의 제도가 사용자에게 더 유리하게 되어 있거든요. 물론 승인 절차가 필요하긴 하지만 초과 수당 안 줘도 되고, 노동 시간도 더 늘려도 되고요. 왜 이런 걸 가지고 이렇게 극단적으로 대치를 할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최종적으로 나온 결론은 그런 거예요. 사용자 측에서 "주 52시간제 필요 없고 안 해도 된다. 대신에 기존의 변형 근로제도를 노동부가 승인을 쉽게 해주거나, 또는 노동부가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추상적 조항을 넣어달라"라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직무대행하고 여당에도 물어봤습니다. "그게 되냐, 안 되냐. 그럼 그런 거 왜 필요하냐. 노동부가 이미 승인하는 권한이 있는데 권한 행사해서 하면 되지 않냐." 그랬더니 그러면 기존에 고시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 우리 보고 동의했다고 해달라는 거예요. "우리가 왜 그걸 동의한다고 해야 되냐. 당신들이 권한 범위 내에서 해라. 권한을 행사하면 책임을 그만큼 지는 거다." 그렇게 얘기를 했죠. "권한을 행사하는데 비난받거나 책임을 추궁당하고 싶지 않다. 우리 보고 책임을 져라" 이런 취지인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건 못하겠다. 옳지 않다. 이미 노동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행사를 좀 더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법에 넣어달라는데 그런 걸 왜 법에 넣냐." 지금 단계는 이래요.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하냐면 총 노동시간을 늘리고 초과 근로나, 아니면 변형에 따른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부분에 대해서 대가를 지급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정말로 꼭 필요한 경우에 극히 예외적으로 본인이 원해서 꼭 해야 되는데 법으로 그걸 금지할 필요가 있냐는 점에 대해서 정치권 입장에서는 그쪽 입장도 좀 들어야 됩니다. 만약에 대중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얘기를 우리가 맹목적으로 거부한다면 이것도 우리 입장에서 사실 문제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런 것들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차이도 없는 것을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오해를 하거나, 곡해를 하거나, 아니면 오해를 일부러 유발을 하거나 이런 것은 일종의 도발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이 논쟁에는 정치적 이유가 계기가 됐다는 생각이 드는데 실질적인 차이가 거의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도 정말로 문제입니다. 우리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문제에 접근을 할 때 합의는 실질적으로 쉽지가 않거든요. 왜냐하면 서로 양보를 해야 되니까요. 끝까지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영역이 있는데 이런 부분은 결국은 권한을 가진 사람들이 권한을 행사하고 책임을 져야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요. 그게 상식선에서 봤을 때 부당한 결과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은 명확하게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오해 안 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저는 앞으로 정말 세상이 많이 변할 것 같아요. 제가 현대자동차를 한번 가서 작업하는 과정을 지켜봤는데, 제가 보기에는 한 2~3년, 길어도 5년 이내에 이 모든 동작들이 인공지능에 의해서 노동 패턴이 분석이 되고, 그 분석 결과에 따라서 그냥 자동화 수준이 아니라 인공지능 휴먼로봇에 의해서 거의 대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럴 때 어떻게 해야 되지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것이 소위 산업 전환에 따른 노동자들의 새로운 영역으로의 전업 준비, 또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적응할 능력, 이런 것들을 결국 우리 모두가 책임져야 되고 거기에 좀 더 많은 신경을 써야 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들었습니다.

 

제가 이런 얘기를 자주 사용자 측에도 드리는데, 그중에 핵심은 역시 사람들의 노동 시간을 늘리고 노동을 강제해서 생산성을 올려 경쟁을 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는 것입니다. 연구개발직이 졸려 죽겠는데 3시간만 자고 연구하라고 강제로 시키면 연구가 되겠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경쟁이 되겠습니까? 그럼 건강이 나빠지고 고급 연구직들이 남아나겠어요? 다들 이직해 버리죠. 이런 식으로는 경쟁을 할 수가 없으니 생각을 바꾸시라고 제가 사용자 측에도 많이 얘기를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최근에 자꾸 우클릭을 한다고 우리를 문제 삼는데 경제 성장에 집중한다는 것은 민주당 역대 정권이 다 해왔던 얘기예요. 너무 당연한 일이니까 심하게 말을 안 했던 것뿐이죠. 복지를 확대하고 분배를 강화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든다고 하는 그 목표를 지금인들 잊겠습니까? 그게 이 사회의 궁극적인 목표죠. 그런데 문제는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수단으로써의 성장이라고 하는 것을 도외시할 수가 없다는 거죠. 김대중 정권도, 노무현 정권도, 문재인 정권도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성장을 위한 정책에 집중했어요. 김대중 대통령은 IMF를 극복했고, IT 강국을 만들어냈고, 지금의 문화 강국의 토대를 구축했죠. 노무현 대통령도 욕을 엄청 먹으면서 그때는 반대를 많이 했지만 FTA 체결을 해서 대한민국이 통상 강국으로 발전하게 만들었지 않습니까? 문재인 정부도 신남방 정책 등을 통해서 경제 성장을 위해서 애썼습니다. 민주당이 앞으로 집권을 하게 된다면, 또 현재 야당 입장에서도 성장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가 없죠. 그건 기본이죠. 

 

그런데 최근에 성장 얘기를 많이 하게 된 이유는 너무나 우리 경제 상황이 많이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경제가 성장을 해야 일자리도 생기고 노동자들의 삶도 개선되고, 특히 그중에 우리 사회가 양극화나 격차를 완화를 해 가야 되는데 기존에 가지고 있는 걸 강제로 나눠서 완화할 수는 없어요. 그러면 결국 새로운 영역에서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예를 들면 기회도 공정하게 결과도 공정하게 배분받는 걸 통해서 조금씩 줄여갈 수밖에 없는데 그러자면 새로운 성장 영역을 우리가 발굴해 낼 수밖에 없죠. 그래서 성장 얘기를 많이 하는 겁니다. 워낙 경제가 어려우니까요. 그러나 그런다고 해서 성장만 하고 우리가 분배 문제나 사회 정의, 사회 개혁의 문제를 모른 척하고 그냥 무시하고 가는 건 전혀 아니죠. 이거는 일종의 상대에 의한 프레임이라고 이해를 좀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가 더불어민주당이 중도보수라고 그랬더니 그러면 진보적 정치는 다 버렸냐고 합니다. 진보와 보수 정책이라고 하는 건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하는 게 아니라 다 섞여 있는 거죠. 복합적인 거죠. 상황에 따라서, 여건에 따라서, 시기에 따라서 어느 쪽이 좀 더 비중을 더 갖든지 전면에 배치되느냐 차이일 뿐이지 없어지지 않아요. 똑같죠. 그래서 최근에 보수 정권이 미안한 얘기지만 보수라고 할 수 있습니까? 보수라고 하는 것이 합리적인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 핵심인데 온 국민이 합의한 민주공화국의 기본 질서를 깨뜨린 내란, 친위 군사 쿠데타 등을 옹호하는 것이 어떻게 보수일 수가 있습니까? 이미 보수의 자리를 떠난 거예요. 저쪽이 비어 있죠. 그 보수의 질서와 가치를 지키는 일도 우리는 또 해야 되는 거죠. 우리가 해야 될 일 중에 이 특수 상황 때문에 그 영역의 비중이 좀 더 커지고 있는 거죠.  

 

만약에 사회가 아주 안정적으로 잘 성장하고 있다면 우리는 진보적 가치를 좀 더 전면에 내세우고 주력하게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최근 언론에서 논쟁되고 있는 성장 중심, 또는 우클릭 등의 얘기들에 대해서 너무 혹시라도 걱정 안 하셔도 된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노동 조건 개선 문제는 우리 사회의 핵심적인 과제죠. 이렇게 장시간 노동으로 연간 천 몇백 명씩 산업 현장에서 살려고 하다가 죽어 나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자살 1위 국가도 고쳐야죠. 오죽 미래의 희망이 없으면 출생을 거부해서 전 세계에서 인류 역사상 없는 0.7이라고 하는 저출생률을 기록하겠습니까? 이런 것은 개선해 나가야죠.

 

그런 과제나, 아니면 우리가 해야 될 일 중에서도 우리만 할 수 있는 일들, 또 여러분들이 바라시는 그런 일들에 대해서 결코 우리가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을 좀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리고요. 그런 새로운 세상, 희망 있는 세상, 또 현장에서 같이 계신 위원장님, 오늘 간부 여러분, 노동자 여러분, 또 민주당 국회의원 여러분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서 해나가야 되겠죠. 말이 좀 길었는데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얘기가 좀 길었습니다. 미안합니다. 다시 이렇게 얘기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요. 비공개 때 어차피 또 할 얘기긴 한데 공개적으로 세상 분들도 좀 들으시라고 일부러 말이 좀 길었어요. 이해 부탁드리고요. 반갑습니다.

 

2025년 2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