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이재명 당대표, 민주노총 현장간담회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 조회수 : 543
  • 게시일 : 2025-02-21 17:36:16

이재명 당대표, 민주노총 현장간담회

 

□ 일시 : 2025년 2월 21일(금) 오후 4시

□ 장소 : 민주노총 15층 교육장

 

■ 이재명 당대표

 

반갑습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님, 그리고 지도부 여러분, 뵙게 되니 정말로 반갑습니다. 약간 안 반가운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다 오해에 기인한 것이다.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저번 박근혜 탄핵 사태 때도 그랬고, 이번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에서도 민주노총이, 또 조합원 여러분들이 가장 큰 역할을 훌륭하게 잘 수행해 내신 것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당원들과 함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수고 많으셨고, 여러분들의 그런 노력들이 결코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오늘 한국노총에도 들렀다가 오는 길이어서, 똑같은 얘기를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요. 제가 이 얘기만 한번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민주노총은 정책 내용들을 보면 우리 사회의 정의로움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참 많이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정한 이익보다는 우리 사회 전체의 진보를 위해 애쓰시는 것이 역력한데, 그 중에 하나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요청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싸우시는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을 많은 분들이 함께 보실 것이기 때문에 말씀을 하나 드리고 싶은 게, 세상은 누구의 편, 보수든 진보든 이런 것 따질 것이 없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의 갈등의 가장 큰 요소 중의 하나는 ‘불합리성’이죠. 

 

그중의 하나가,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옛날에 우리가 농경사회였을 때도 1년 내내 계속 고용되어있는 머슴의 새경과, 여름에 잠깐 쓰는 임시 머슴의 새경이 달랐습니다. 장기적으로 고용되는 머슴은 사실은 새경이 임시로 쓰는 것보다는 좀 낮았죠. 반대로 얘기하면 불안정하게 일시적으로 고용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대가를 안정적으로 고용된 사람보다 더 많이 줬다는 것입니다. 그게 너무 당연하죠. 불안정에 대한 대가가 당연히 지급돼야 하는데, 외국들의 경우도 상식적으로, 대체적으로 그렇죠. 예를 들어 우리가 호주의 워킹홀리데이를 많이 간다고 하는데, 거기는 똑같은 일을 해도 알바에 대해서 더 많은 임금을 주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훨씬 이익이라는 겁니다. 그게 상식이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예요.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조건으로, 똑같은 시간을, 똑같은 효용을 내면서 일하는데, 안정적으로 고용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보통 정규직의 한 60% 선밖에 보수를 안 준다는 것 아닙니까. 이게 황당하지 않나요. 불합리 그 자체죠.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사실은 엄청나게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반드시 정규직이 돼야 하고, 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니까 당연히 경쟁이 치열해지는 거죠. 그러니까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반대로 절대로 정규직으로 뽑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게 고용 불안정의 원인이 되죠. 

 

이상하죠. 모두에게 불행한 결과를 낳습니다. 노동자에게도, 사용자에게도. 이제 이런 불합리들을 우리가 고쳐나가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한두 개가 아닙니다. 그리고 특정 소수만이 이익을 보는 이상한 시스템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간착취금지라는 것이 우리 헌법인지, 노동법인지에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는데, 중간에서 아무 것도 안 하면서 그냥 소개만 해주고 엄청나게 많이 중간에서 보수를 떼어갑니다. 그 사람들이 훨씬 많은 이익을 봅니다. 이런 불합리, 비상식, 이런 게 우리 사회에 많은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진정으로 노동이 존중되는 사회냐, 그렇지 못하죠. 합리적인 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 시대의 제일 과제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따 비공개 때 제가 그 얘기를 더 드릴 텐데, 저는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제일 큰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개혁도 좋고, 진보도 좋고, 보수도 좋고 다 좋은데, 그것보다는 일상적, 일반적 상식을 회복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한 가지는 제가 요즘 사용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제가 그분들에게 얘기를 하는게 있습니다. 국제경쟁을, 소위 글로벌 경쟁을 하는데, 노동시간 늘리고 임금 좀 떼먹고, 연장근로수당, 심야수당, 주말 수당 안 주고 그런 데서 이익 봐서 국제경쟁이 됩니까. 

 

특히 앞으로는 시대가 노동의 질이 강제로 채찍으로 때려서 억지로 일 시켜서 산출을 만들어내는 시대가 가고, 정말로 창의적인 사고의 자발성이 아주 중요한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럴 때 피곤해 죽겠는데 장시간 일 시킨다고 효율성이 생기겠습니까. 시대가 바뀌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게 얘기하면 다 동의들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도 거기에 적응이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산업 전환에, 시대 전환에 우리가 적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고, 또 노동에 대한 생각들도 우리가 바꿔가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노동자라고 하는 것에 대한 관념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과거에는 소위 대량생산 시대라서 똑같은 공간에서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사람들이 똑같은 옷을 입고 모여서, 똑같은 일을 빠르게 하는 게 일이었죠. 그런데 요즘은 각자 집에서, 또 시간도 달리해서, 또 하는 일들도 다릅니다. 이런 시대로 바뀌어서, 노동자들에 대한 개념도 좀 바꿔야 할 문제가 있겠습니다. 영국이나 이런데서는 이미 하고 있다고 하지 않나요? 과거 ‘노동’이라고 하면 한때 빨갱이가 생각나던 시절이 있었죠. 저희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노동이라는 단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데 아직도 못하고 있는 일 중에 하나가 근로자의 날을 노동절로 바꾸는 것입니다. 제가 이거 얘기를 했는데도 참 쉽지 않아요.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제가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한데, 제가 얘기해 놓고도 잘 못 하는 이런 이상한 현실에 제가 서있습니다. 노동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노동’ 그러면 빨갱이 생각나던 그 시절이 이제는 가긴 했는데, 여전히 그런 관념들이 남아있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현장에서 힘쓰시는 우리 민주노총 임원진 여러분들, 다시 한번 이번 내란 극복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노동이 존중받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우리 더불어민주당이든, 저든 결코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2월 21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