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69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제69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7년 2월 15일(수)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당대표 회의실
■ 추미애 대표
특검이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번에 피의자 이재용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의 기각 사유는 뇌물을 받았다는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대통령은 고의적으로 수사를 받지 않고 있다. 만약 같은 이유로 피의자 이재용에 대한 영장이 또 기각된다면 범죄자끼리 서로 방패가 되는 것을 법이 보호하고 있다는 논리가 될 것이다. 최고 권력과 최고 재벌의 유착을 법이 감싸주는 것이 될 것이다.
우리 국민의 기대는 소박한 것이다. 정상적인 나라, 정상적인 법치를 바랄 뿐이다. 비정상이 정상인양 행세하던 박근혜 정권에서 이런 소박한 국민의 바람이 이뤄지는 것이 바로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할 것이다.
특검은 대단히 신중하게 영장을 재청구했다고 한다. 법원 역시 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특검 수사를 전면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상황을 영장 심사에서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한 특검이 국회에 수사기간 연장의 필요성을 밝힌 만큼 국회는 물론 황교안 대행 역시 특검의 요청에 즉각 응해야 한다.
북한의 무모한 미사일 도발이 결국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유엔 안보리는 만장일치로 대북 추가제재를 결의했다. 미국 행정부의 강경파들이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선제타격도 검토한다고 한다. 기다렸다는 듯이 친박계 다선의원이 무책임하게도 선제타격을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나 박근혜 정권이나 국내정치의 위기를 만회하기 위해 북한의 무모함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선제타격과 같은 그 어떠한 군사적 조치도 자칫하면 우리 민족 전체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당은 단호히 반대하는 것이다.
북한은 어떠한 추가적인 도발도 자제하고 즉각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한다. 우리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 역시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유엔 결의에 따른 강력한 제재와 함께 마지막까지 대화의 노력을 놓지 말아야한다.
이런 시국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이 피살됐다고 한다. 정확한 사실 확인이 무엇보다 우선돼야한다. 정보 당국은 신속히 사건의 전모를 밝혀 국민께 낱낱이 알려드려야 한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써왔던 공포정치의 일환이라면 1인 체제 강화보다는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함께 김정은 위원장의 반인륜적 공포정치는 국제사회로부터 심각한 고립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 정보 당국은 이번 사건의 실체 파악과, 아울러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철저히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어제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국민들은 졸지에 유신시대에서 자유당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어떤 분은 ‘내 살아생전에 자유당 시절을 다시 겪게 되나’ 하는 우스개 섞인 한탄도 했다고 한다.
어제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쇄신을 다짐하면서 회수했던 소속 의원들의 배지를 당명 개명 기념으로 다시 돌려줬다고 한다. 이 무슨 당치않은 쇼인가? 어떤 국민도 새누리당이 어떤 쇄신을 한 것인지 하나도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자유한국당이 ‘이승만의 자유당’과 ‘차떼기당 신한국당’을 합친 조어라면 독재와 부정부패의 아성으로 남고자 하는 것이 된다.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최근 탄핵 기각에 앞장서고 있는 자유당 의원들의 뻔뻔함은 이승만 정권의 뻔뻔함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 최후도 하나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강조한다.
■ 우상호 원내대표
어제 자유당 지도부가 긴급회의를 갖고 2월 국회를 보이콧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어안이 벙벙하다.
물론 환노위 차원에서 여야가 합의해 청문회를 시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유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반대 때문에 MBC 청문회, 이랜드 알바에 대한 부당한 대우 문제 등을 규명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환노위원장과 환노위 소속 야당의원들이 결단을 내려서 이것을 결정한 모양이다.
분명한 것은 설사 환노위의 처리에 불만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환노위 차원에서 해결해야지, 전체 상임위에서 모든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모습은 집권여당답지 못한 태도이다.
마치 이런 일이 오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전체 상임위를 올스톱시키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폭거라고 생각한다. 개혁입법에 응하지 않고 싶었는데 마침 이것을 빌미로 잘됐다 싶어서 국회를 스톱시키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겉 다르고 속 다른 자유당의 모습이다. 지금이라도 즉각 국회를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
최근에 자유당의 행태를 보면 정말 이해가 안 간다. 특검 연장도 반대, 개혁법안도 거의 다 반대다. 반성하고 다닌다면서 버스를 빌렸는데 대체 뭘 반성하고 다닌다는 것인가.
반성한다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 연장도 당연히 찬성을 해야 되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생긴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개혁법안도 함께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뭘 반성한다는 것인가?
제가 볼 때 이 분들이 반성한다는 것은 박근혜 탄핵을 막지 못해서 반성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그런 반성을 버스까지 타고 다니면서 하실 필요가 있는가? 거울을 보면서 자신들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은 국정교과서 채택을 위한 연구학교 지정 마지막 날이다. 현재까지 신청한 학교는 단 한군데도 없다. 경북지역의 두세 군데가 검토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마감시간까지 지켜보겠다.
사실상 국정교과서 채택은 일선학교에서 외면 받은 정책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설사 교육부의 강요로 두세 학교가 지정되더라도, 두세 학교에 교과서를 지정하려고 이렇게 호들갑을 떨었나? 차라리 프린트물을 나눠주고 말지 무슨 교과서를 만드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국정교과서 정책을 추진했던 관련 공무원들이 정말 반성해야한다. 이렇게 오랫동안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국고를 탕진해가면서 쓸데없는 짓을 하느라고 국민세금으로 월급을 받고 살았는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정교과서는 오늘부로 그 정책이 사실상 폐기된 것이라고 선언한다. 더 이상 꼼수를 부리지 말고 깨끗하게 국민에게 승복하시기 바란다.
■ 홍재형 선관위원장
이번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은 당원 뿐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경선이다. 당원이 아니신 분도 오늘부터 선거인단으로 참여해주셔서 꼭 투표해주시고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번호는 1811-1000번이다. 여러분의 성원을 기다리겠다.
■ 김영주 최고위원
충북 보은에서 어제 하루만 구제역 확진 농장이 3곳이나 추가로 나왔다. 지난 5일 처음 발생한 이래 열흘 만에 전국적으로 7곳으로 늘었다. 지금까지 천 마리가 넘는 소가 살처분됐다.
이 자리에서 김춘진 최고위원님께서 여러 차례 말씀하셨듯이 구제역은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부터 효과가 검증된 구제역 백신을 충분히 확보해 접종해야 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그런데 제가 어제 농림부에 확인해 보니 백신의 효능을 놓고 정부가 사실상 국민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월요일 농림부 차관은 농림부 산하 구제역백신연구센터 자료를 근거로 구제역 백신이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제가 구제역백신연구센터에 확인해 보니 백신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추정이었다.
확인 결과, 농림부 발표의 근거였던 백신연구센터의 두 장짜리 보고서는 백신의 효과를 추정, 예측한 것으로 백신이 확실하게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아니었다. 특히, 백신연구센터에서는 농림부가 백신 효과에 대한 언론의 요구와 여론 때문에 추정에 불과한 내용을 발표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농림부의 주장대로 백신에 효과가 있었다면, 백신을 접종한 후 항체가 만들어지는 기간인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구제역이 발생하지 말았어야 한다. 그러나 어제도 구제역이 발생했다. 효과가 의심스러운 백신을 접종했으니 "일주일만 지나면 항체가 생긴다"는 정부의 말과는 달리 열흘째 구제역이 확산되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더욱 문제는 해외 백신 제조사들로부터 추가적인 백신 수입도 어렵다는 것이다. 제가 영국 백신 제조회사에 문의한 결과 ‘백신 재고가 부족해 한국의 요청이 있어도 당장 공급하기 어렵다’는 확인을 해줬다. 어제 제가 이 사실을 정무위 업무보고에서 국무조정실장에게 질의했더니 국무조정실장조차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다. 황 대행은 어제 국무회의에서 “백신수급 현황과 효능에 논란이 되고, 오해도 많은 만큼 정확한 정보를 국민에게 상세히 제공하라”고 말했다. 이게 지금 ‘논란’이나 ‘오해’로 보이는가!
효과도 검증 안 된 백신을 써서 구제역이 확산되고, 백신은 수입조차 어려운데 농림부더러 계속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라는 것인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도 NSC회의 대신 구제역 대책회의에 참석할 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는 황 대행은 도대체 무슨 보고를 어떻게 받고 있는 것인가? 국정 최고책임자가 대책은커녕 국정운영의 기본인 정확한 상황파악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이러다가 350만 마리가 살처분됐던 2010년 구제역 재앙이 재연될까 두렵다.
대다수 국민은 황교안 대행의 대통령 출마 여부에 관심이 없다. 저도 관심이 없다. 황교안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온 국민이 최순실 국정농단에 화가 나 병에 걸릴 지경이고, 가축들까지 병에 걸려 확산되고 있는데 대선출마 카드나 만지작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다. 말로만 “국정에 전념하고 있다”고 할 게 아니라, 정말 황교안 권한대행은 국정에 ‘전념’하시기 바란다.
■ 송현섭 최고위원
박근혜 대통령은 “죄가 있다면 검찰조사를 성실히 받을 것이며 수사를 통해 잘못이 드러나면 모든 책임을 질 각오가 되어 있다”고 국민 앞에 밝혔다. 국민은 지금도 박 대통령의 뜻을 믿고 존중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불법 행위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모습을 보고 온 국민이 개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최근 청와대가 주도한 관제데모에 동원된 단체에 전경련을 통해 불법 지원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과 충격을 주었다. 이 논란 가운데 있던 단체 중 하나인 한국자유총연맹이 오는 3월 1일 광화문에서 열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10만 명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자유총연맹은 국고 지원을 받는 법정단체로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함에도 탄핵 여부를 결정할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려는 정치적 행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10일 확인된 사실에 따르면 19대 총선 당시에도 한국자유총연맹은 불법으로 수집한 탈북자 명단을 이용해 새누리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전화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검찰이 현재 수사 중이라고 한다. 한국자유총연맹은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촉구하며, 검찰은 국고지원단체의 정치적 행위를 지시한 실체가 누구인지 엄정하게 밝혀주길 바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고지원단체의 태극기 집회 총동원령에 대하여 옹호하는 입장을 보였다. 법조인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황 대행이 법에 대한 옳고 그름의 기준이 정부 친화성 유불리가 아니기를 바란다. 황 대행은 국민의 종복으로 본인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길 바란다.
박근혜 대통령은 세상이 다 아는 친정부 성향의 단체들로 인해 집결된 태극기 집회 인원을 두고 ‘탄핵을 반대하는 국민이 탄핵을 찬성하는 국민보다 더 많다’고 자위하며 임기를 연장하기 위해 급급하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가장 중요한 대한민국의 과제는 침체된 경제를 살려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결심이 이뤄지기 전에 스스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진정 나라를 위한 아름다운 결단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우리 5,000만 국민들도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뜻에 박수를 보낼 것이다.
■ 양향자 최고위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이어 김정남 피살로 한반도 안보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안보위기 관리에 만전을 다해야 한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선 불출마를 분명히 하고 국가 위기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정치권도 정파를 넘어 초당파적 협조를 구할 수 있다. 최근 대한민국은 안팎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게이트에다 대통령 대행체제로 국가가 겨우 운영되는 상황에서 외교도, 내치도 흔들리고 있다.
남북관계는 방치상태로 북한의 위협은 일상이 되어버렸고, 최근 파리 사건을 비롯해 대만 등 외국에서 우리 국민들이 생명과 재산의 위협을 받는 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마비된 국정 컨트롤타워와 외교부의 대응은 방관에 가까운 실정이다.
내치와 행정력 붕괴도 심각하다. AI로 3,000만 마리 이상의 닭과 가금류를 매몰 처분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인데 또 다시 구제역 비상이 걸렸다. 하지만 주무부처 장관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도통 보이지 않는다.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통과되었던 김재수 농림부장관이 무슨 명분으로 농림행정을 통솔하겠느냐마는 안 그래도 먹고살기 힘든 서민들은 계란, 쇠고기도 마음 놓고 먹기 힘들게 되었다.
세월호 참사 때도 메르스 창궐 때도, 대행 체제의 박근혜 정부는 최악의 최악이며, 전 분야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 대체 어떻게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할 수 있는지 놀랍고, 고통 받는 국민이 애처로울 뿐이다.
국가가 이런 상황인데도 황 대행은 대선 불출마를 확인시키지 않고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즈음에 이 정권에 책임이 큰 황교안 총리 교체론이 높았지만 나라를 위해 권한대행으로 받아드렸더니 당시 총리 흔들지 말라던 사람들이 국민 걱정은 내팽개치고, 이제는 출마를 부추기고 있다.
황교안 대행은 이토록 망가진 나라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출마 의사가 없다고 못 박고, 국정 위기관리에 전념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공직자로서 이 나라와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이다. 미증유의 국난을 개인적 출세의 사다리로 이용하려 한다며 국민이 가차 없이 심판할 것이다.
■ 임대윤 최고위원
한반도 사태가 급변하고 있다. 김정남 피살 소식도 들린다. 지난 12일 북한은 기존 미사일과 근본적으로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다. 기존 미사일과 다른 것은 고체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액체 연료 미사일은 발사하기 한 시간 전부터 연료를 주입해야 하지만 고체 발사체는 발사 준비 시간이 약 5분 미만이다.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신속히 은밀하게 발사할 전략적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이고, 한국의 킬체인이 무력해진다는 의미이다. 여기에 북한이 핵탄두 수십 개를 이미 보유하고 있으며 소형화 기술에도 거의 도달했다고 군사연구기관들은 추정하고 있다. 소형화된 핵탄두가 고체 연료 중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하는 순간 북한은 실질적 핵보유국이 된다.
협상에서는 협상 결렬 시 최상의 대안인 배트나(BATNA; Best Alternative To Negotiated Agreement)와 대상 협상할 이유가 없어지는 분기점인 RV(Reservation Value), 협상이 가능한 조파(Zopa; Zone of Possible Agreement)라는 개념들이 사용된다. 먼저 북한의 배트나는 체제 보존에 동반한 현상 유지이다. 이 현상 유지에는 핵무기가 무조건 포함된다. 북한은 핵무기가 없이는 체제 보존이 안 된다는 계산 하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배트나는 북한의 침공도 아니고, 남북통일도 아니고, 북핵의 제거이다. 미국의 국가전략 이론은 미국 본토의 보호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협상에서 북핵 제거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협상 가능한 범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미국이 협상을 하다가 결렬이 되던, 협상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던 어느 시점에서는 군사적으로 북핵 제거를 시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그 시점과 여건이 무엇이냐 일뿐이다. 오바마 대통령 하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서 ‘전략적 인내’ 전략을 구사했다. 전략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딱히 옵션이 없어 더 다급해 질 때까지 두고 본다는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미국 표현에 ‘씬 더 레드라인( The Thin Red Line)’, ‘가는 빨간 선’이라는 표현이 있다. 대놓고 공표를 하지 않아도 이 선을 넘으면 군사행동을 불사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지금 북핵 문제는 가는 빨간 선에 얼마나 다가왔을까? 북한의 고체 연료 중거리 미사일과 핵탄두 소형화가 씬 더 레드라인일까? 아니면 앞으로 있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ICBM 핵탄두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가 씬 더 레드라인일까? 미국 정부 입장을 볼 때 후자를 빨간 가는 선이라고 계산하는 것은 대단히 군사적 리스크를 동반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2월 12일 북극성 2형 미사일 발사는 씬 더 레드라인에 도달했거나 매우 근접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미국이 언제라도 북한을 상대로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도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군사적 위협을 거론했고, 우리 정치권 일각에서도 예방적 선제 타격론을 주장하고 있다. 선제 타격에 대한 북한의 대항으로 민족적 재앙이든 국제적 재앙이든 전면전이 발발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항은 막아야 한다.
북한 핵개발을 현 상황에서 중단시킬 수 있는 방안은 미국의 미사일 디펜스 체제에 일방적으로 편입되기 보다는 미국과의 공조 속에서 중국을 강력하고도 효율적인 대북제재 카드로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전쟁이 아닌 평화의 기반을 넓히는 안보외교가 절실히 요망된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첫째, 민족적 재앙을 초래할 대북선제타격론 등 국방부 일각에서 실익도 없이 거론하는 자극적이고 호전적인 발언을 자제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둘째, 사드 배치가 국가 안보의 전지전능한 신인 것처럼 홍보하지 말고, 이 문제를 국회와 차기 정부 판단으로 돌리고 사드 배치 결정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대중외교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한국 국민 의사에 반하는 선제 타격론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2017년 2월 15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