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78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제78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7년 12월 26일(화) 오전 9시
□ 장소 : 국회 원내대표 회의실
■ 우원식 원내대표
다사다난했던 정유년이 고작 5일 남았지만, 자유한국당의 발목잡기 탓에 12월 임시국회 정상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22일 예정됐던 본회의를 일방적으로 무산시킨데 이어, 우리의 과감한 양보에 비해 지나치게 비타협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안법, 시간강사법 등 당장 발등의 불인 법안들이 줄줄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조속히 본회의 일정을 잡지 않는다면, 이미 한 달 가까이 공석중인 감사원장 자리가 언제 채워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당장 5일 뒤 대법관 2명의 임기 또한 종료된다. 대법관 1인이 처리하는 사건의 숫자가 3만 3천 건이 넘는 상황에서, 연내 임명이 무산될 경우, 대법원은 소부와 전원합의체 구성도 못해 또 다시 사건이 줄줄이 연기되는 일이 불가피하다. 10개월을 끈 헌재소장 공백사태도 모자라, 사법부와 감사원까지 혼란으로 몰아넣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자유한국당에게 분명하게 말씀드린다.
문제를 풀 열쇠는 자유한국당이 상식과 순리대로 약속을 지키는 길이다. 연말 임시국회 민생입법까지 볼모로 잡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요구하는 개헌 연기와 개헌특위 연장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원칙은 하나뿐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설계할 개헌을 선거 유불리에 악용하지 말고, 지난 대선 때 제정당이 국민에게 했던 대로 지방선거 개헌 동시투표 약속을 지키자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민생과 개혁을 위한 소중한 시간은 헛되이 흘러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전안법 등 시급한 민생현안과 임명동의안 처리를 더는 늦출 수 없는 만큼, 즉각 본회의 개최에 협력해야 할 것이다. 자유한국당에게 당부 드린다. 단 한 번만이라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 상생과 협치의 손을 잡아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민생과 개혁 열차에 동승할 것을 자유한국당에게 강력하게 촉구한다.
제천 화재 참사에 대한 국민적인 애도와 추모의 물결이 채 가시기도 전인데, 성탄절인 어제 수원 광교 공사장에서도 큰 화재가 발생했다. 하청업체 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시고, 소방관을 포함해 모두 14분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희생자분에 대해 깊은 위로와 애도의 말씀을 드리고, 부상자분들의 조속한 쾌유 또한 빌겠다. 겨울철 반복되는 화재 사고에 대해 관계당국의 세심한 행정지도와 대책 마련을 거듭 당부 드린다.
지난 24일 제천 합동분향소와 피해현장을 직접 다녀왔다. 구조과정을 무력하게 지켜봐야만 했던 유가족분들의 안타까운 심정과 분노가 담긴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또한 화마가 휩쓸고 간 피해 현장을 목격하면서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국가를 만들어가는 데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국민 앞에 송구하며, 더 이상 이 같은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한 자리였다.
유가족들이 갖고 있는 의문을 해소하고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한 명확한 원인규명과 특단의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소방당국이 어제 내, 외부 전문가 24명으로 이루어진 소방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조사에 들어갔다. 초동 대응 과정, 스프링클러의 폐쇄, 수박 겉핥기식으로 이루어진 소방점검과 소홀한 건물관리, 불법 증축과 소방차 진입을 막은 불법주차 문제를 비롯해, 참사를 키운 필로티와 드라이비트 마감재 등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게 한 구조적 원인을 되짚어 봐야 한다. 13만 6천여 명의 도시에 고가 사다리차가 고작 한 대뿐이고, 화재 진압 요원 30명이 3교대 하며, 구조요원은 12명이 3교대로 근무해 4명뿐이었고, 이 구조요원조차 고드름제거 작업에 나갔다 즉시 달려왔지만 20분이 지났다는 사연을 접하며 느끼는 안타까움은 저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소방관의 인력 부족과 노후 장비 문제도 원점에서 다시 살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현재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소방안전 시스템과 관련된 법안의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 우리당은 이미 소방차 등 긴급자동차 통행을 위한 불법주차 문제 개선을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소방차 전용 주차구역을 의무화하는 소방기본법 개정안, 소방공무원이 소방 활동으로 인해 손해배상과 소송을 당하지 않게 하는 개정안 등을 제출한 바 있다. 남은 임시국회에서 관련 상임위를 소집해 이 법 처리와 더불어 지난 정부에서 무분별한 규제완화 차원으로 도입된 필로티와 드라이비트 문제 등도 해법을 모색하자는 말씀을 드린다.
■ 조승래 부대표
연내 시급히 처리돼야만 하는 민생법안 중에 시간강사법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한 해를 정리하고 마무리를 해야 하는 이 시점에 국회의 법안 처리를 기다리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 바로 8만 명에 달하는 대학교 시간강사들이다. 그 분들의 생존권이 달린 이른바 강사법이 이번 임시회에서 유예가 되지 않는다면 대량해고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일명 강사법은 시간강사에게 교원으로서의 법적 지위를 부여해 고용과 신분 안정을 이루고 처우개선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입법 취지와는 다르게 변형된 비정규직 교수 제도를 더욱 고착화하고 강의 몰아주기 등으로 시간강사의 대량해고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대학구성원들의 심각한 문제제기가 있어서 지난 5년간 3차례에 걸쳐 유예가 됐던 법이다. 이해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의 반대 뿐만 아니라 대학들도 행정, 재정상의 준비 미흡으로 반대를 해왔다. 강사법이 유예되는 동안 교육부는 보완강사법을 마련했지만 이 법은 개악중의 개악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강사는 물론 대학당국, 어느 쪽으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했던 법이 됐다. 이에 따라 지난 11월 23일에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내년 시행을 앞둔 강사법에 대한 공청회를 거치고 강사노조단체와 대학당국의 의견을 수렴해서 여야합의로 다시 1년 유예를 결정했다. 지난 20일에 법사위에서도 원안을 가결시킨 바 있다. 1년간 유예하면서 교육부는 시간강사제도개선안을 다시 만들기 위해 시간강사, 대학당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대학구성원들과 합의한 바 있다.
상황이 이런데 대학구성원과 대학당국, 여야가 어렵게 이룬 합의를 자유한국당은 본회의를 무산시키고 임시국회를 무력화시켜서 스스로 약속을 폐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강사법이 유예된 지난 5년간 2011년 11만 2천명이었던 시간강사가 2016년 작년 통계로 8만 명으로 감소했다. 시간강사들은 2017년 기준으로 사립대 평균 5만 2,700원이라는 박봉의 시간당 강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분들이 대학 전체 개설학점의 22.7%를 담당하고 있다. 생계와 고용의 불안 속에서도 사명감으로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분들이다. 시간강사들의 이러한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한국당이 8만여명의 생존권이 달린 강사법 유예를 끝까지 방관하며 처리하지 않는다면 유례없는 대량해고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물론 지금까지 버텨왔던 그 분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대학들 또한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다양한 교육과정 편성이 제한되어 시간강사 대량 축소, 학문 후속세대 양성에 제약을 가져올 것을 예견하고 있어서 대학교육의 질 저하, 학생수업권 침해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것이 자유한국당 집권시절 화려했던 고등교육의 육성, 고등교육 개혁 정책이었는지 묻고 싶다. 자유한국당은 무책임과 당리당략으로 일관하는 행태를 중단하고 8만 명 이상의 생존권이 걸려있는 법안 처리를 위해 하루빨리 본회의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육부와 함께 시간강사의 신분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해 적극적인 안을 만들어갈 것을 약속드린다.
■ 박용진 부대표
더불어민주당 이건희 차명계좌 TF 간사 박용진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저는 금융당국과 과세당국의 잘못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이 4조 4천억 규모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과 세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았다는 문제를 처음 제기했었다. 이후 우원식 원내대표의 지시로 ‘이건희 등 차명계좌 과세와 제도개선 TF’를 구성했고 민병두 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드디어 지난 12월 12일 국세청이 금융실명법 제5조를 적용해서 이건희 등 차명계좌에 대한 고율의 차등과세를 부과하고 징수작업에 착수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개혁적 조치가 더불어민주당발로 제기되고 그 성과가 나타난 것이다. 아직 징수할 세금의 규모가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경제정의와 공정과세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시대의 과제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런데 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 왜 지난 9년 동안 베일에 싸여있었고, 24년간 금융실명제가 거꾸로 서있었는지, 왜 공정과세는 올바르게 집행되지 못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바로 금융위원회가 잘못된 유권해석으로 법 집행에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뀌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 아니었으면 아마 지금도 이건희 차명계좌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을 것이고, 우리 국민들은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그리고 제척기간이 지나서 과세조차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첫 금융당국 수장인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어깨가 무겁다. 그런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마련한 금융혁신권고안을 거부했다. 그것도 혁신위 권고 발표 그 다음날 빛의 속도로 거부했다. 이는 명백히 잘못된 것이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해서는 안 된다. 지난 금요일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금융위원장의 혁신위 권고안 거부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소신 있는 태도라고 칭찬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금융행정혁신위원회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계 혁신과제가 무엇인지 찾아달라고 직접 구성을 해서 만든 위원회이고, 금융위원회 관료들과 금감원 관료들이 그 일을 옆에서 조력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혁신안을 금융위원장이 거부한 것이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혁신위가 가장 무게를 두고 권고한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를 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이것은 이건희 감싸기이자, 삼성 앞에서 작아지는 금융위원회를 보여주는 일이다.
저는 얼마 전에 국정감사를 통해 검찰의 수사와 국세청의 조사, 감독원의 검사로 확인된 차명계좌는 금융실명법 제5조에서 말하는 비실명자산으로 봐야하는지 물었고, 최종구 위원장은 여기에 동의했다. 그래서 고율의 차등과세 대상이라는 것을 인정했고 지금 세금징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동일한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해 금융실명법에 따른 차등과세는 동의하면서 과징금 대상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하다. 동일 자산에 이중 기준, 말이 되지 않는다. 심지어 금융혁신위원회는 금융위원회가 자체 혁신을 하겠다면서 만든 자문기구이다. 이런 권고안을 무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게다가 금융위는 ‘삼성에 대한 행정처분을 권고하니 국회에서 입법하라’라고 공을 떠넘긴다.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라고 금융실명법 부칙 6조에 명확하게 규정돼 있는데 무슨 입법을 또 하라는 것인가? 시간 끌기 하시는 것 아닌가? 내년 4월 17일이면 조준웅 특검이 삼성 특검의 결과를 발표한 지 딱 10년이 된다. 그러면 부과제척기간이 만료돼서 과세는커녕 과징금 부과도 못하게 된다. 네 달 뒤면 이건희의 법 위반에 따른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최종구 위원장에게 당부 드린다. 제척기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 입법 핑계 대고 세금 한 푼 못 걷어 들일 수 있다. 속도를 내야한다. 행정처분만 제대로 하시면 된다. 혁신위원회의 권고대로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한 차등과세는 물론 93년 이전에 개설한 20개의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도 즉각 시행하시기 바란다. 그것이 정의롭고 공정한 문재인 정부의 방침이다. 명심하시기 바란다.
■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
지난 22일 본회의를 무산시킨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오늘 청와대로 항의 방문을 간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임종석 비서실장을 보호하기 위해서 국회 운영위원장을 선출하지 않고 있다”는 기가 막힌 억지주장을 펼쳤다. 청와대가 아니라고 거듭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괴담 유포의 장으로 국회 운영위원회를 일방적으로 악용한 전력을 만들고서는 어떻게 그런 식으로 호도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 논의를 정쟁거리 삼아 국회 일정 거부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민주당이 개헌을 ‘땡처리 패키지 여행상품’ 다루듯 몰고 가고 있다”라고 비난하셨다. 이는 개헌과 지방선거 동시 실시 공약을 고의로 부도내려는 한국당이 도리어 적반하장으로 분풀이 하는 격이다. 먼저 자신들이 국민께 약속한 지방선거와 동시 투표 약속을 안 지키겠다는 것인지, 투표비용 1,200억을 더 들여도 투표율 50%를 장담할 수 없는 길을 왜 고집하는지 국민들마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시간만 끌고 보자는 식의 한국당 몽니대로라면 30년 만에 기회가 왔음에도 ‘포장도 하지 못한 개헌’이라는 상품이 부도처리 되어 눈물의 고별전을 하게 될 게 뻔하다.
지난 22일 본회의가 무산되면서 처리되지 못한 인사문제와 일몰법 등 민생법안은 촌각을 다투는 화급한 문제인 만큼 조금도 지체할 수 없다. 국회가 남은 연말까지 24시간 편의점처럼 일해도 모자랄 판이다. 그런데도 12월 임시국회를 빈손국회, 방탄국회로 만든 장본인인 한국당이 여의도를 비우고 청와대 앞에서 정치공세용 퍼포먼스를 즐길 것이 아니라 또 동료의원들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할 수 있는 회기 연장이 아니라, 오늘이라도 민생법안 처리에 임하고 검찰의 법집행에 차질이 없도록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오늘도 야당이 본회의에 조속히 참여할 수 있도록 설득해 나가겠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재정법이나 과태료기본법, 물관리일원화법 이런 것들을 협조해주지 않고 있다. 또 예산이 이미 처리됐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세출법 또한 처리해주지 않고 있다. 공수처법, 국정원법은 말 할 것도 없다. 이런 개혁입법을 막고 있는 데가 어디인가? 사사건건 반대로 일관하고 있고, 국민들께서도 해도 너무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학습의지가 없으면 학생이라고 할 수 있는가? 자유한국당은 밖에서 추운데 시위할 것이 아니라 오늘이라도 당장 본회의를 열어서 밀린 법 처리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 드린다.
2017년 12월 26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