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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대표,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촉구대회 인사말
이재명 당대표, 중소상공인·자영업자 생존권 촉구대회 인사말
□ 일시 : 2025년 3월 10일(월) 오후 2시
□ 장소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 이재명 당대표
여러분들, 많이 힘드시죠? 힘든 것은 힘든 것이고, 또 앞으로 희망은 또 희망이지요. 원래 대한민국 자영업 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유난히 높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상 실업(實業) 상당 부분을 자영업이 흡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체로 통계적으로 보면, 이것이 자영업자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총동원 되어가지고 노동을 제공하고 그런 것까지 계산하면 월 수익이 1인 당 100만 원이나 될까 말까 그런다고 하는 통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자영업자 비율이 조금 줄어들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우리나라 자영업 구조가 개선된 것이 아니고 최근의 경제상황이 너무 나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폐업한 사람이 새로 창업하는 사람보다 훨씬 더 많다 보니까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참 슬픈 일이지요.
원래 사회의 경제구조는 구성원들이 각자 알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저는 경제라고 하는 것이 마치 사람의 몸처럼 하나의 생태계라고 봅니다. 자영업자는 사람의 몸으로 치면 모세혈관 같은 것이지요. 손발, 신체 여러 부위에 촘촘하게 피를 전달해서 건강한 신체를 이루는 대한민국 경제 생태계를 유지하는 모세혈관인데, 이 모세혈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몸에 병이 납니다. 그러다 보면, 심장이 아무리 튼튼하고 머리가 아무리 커도 결국은 살아남을 수가 없게 되겠지요. 건강한 경제 생태계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에서 이 내란사태가 많은 사람들의 심기를 위축시키고, 또 최근에 그 상황이 몇 달간 계속되다 보니까 엄청나게 움츠려든 것 같습니다. 연말에 회식이라도 좀 하고 단체들 모임이라도 좀 할까 싶더니 전부 취소되는 바람에 엄청나게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저 같은 사람도 모여서 이렇게 왁자지껄하게 모임을 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정도니까 뭐 사회 전체 분위기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또 빠른 시간 내에 개선될 것 같지도 않습니다. 사회적으로 소득이나 자산은 계속 양극화가 격화되고, 가진 쪽은 너무 많고 기회도 한 쪽으로 쏠려서 많은 사람들이 기회를 갖지 못하다 보니까 사회적·정치적으로도 극단적으로 양극화되고, 또 대립이 격화되어서 요즘 보는 것처럼 가짜뉴스에 사실은 놀아나는 건지 일부로 믿는 척 하는 건지 알 수 없지만 극단적으로 우리사회가 갈라지고 있습니다.
참 심각한 상황이지요. 그런데 여기에는 정부의 정책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여러분들 다 생활 전선에서 열심히 일하지 않습니까? 정말 죽을 고생, 정말 목숨을 건 노력들을 다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점점 악화됩니다. 여러분들은 다 체감을 하는데, 제가 여의도에 있다 보니까, 이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현장의 상황을 잘 느끼지를 못하는 것 같습니다. 듣기는 듣겠지만, 그게 얼마나 심각한 지를 체감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국가부채비율은 엄청나게 낮은 편입니다. 예를 들면 국가가 빚을 질 것이냐, 개인이 빚을 질 것이냐를 결국 정책으로 결정합니다. 코로나 위기가 왔을 때, 우리가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엄청난 비용을 지출하게 되는데, 그 비용을 대체 누가 감당할 것이냐에 대해서 대다수의 선진국들은 국가, 즉 우리 공동체 전부가 그 비용을 분담을 했습니다.
월세를 상당 정도 보전해 준다든지, 고용을 유지하면 그 비용을 보존해 준다든지 이런 것을 했는데, 우리나라는 전부 그것을 개인 자영업자한테 돈을 빌려줘가지고 개인의 부담으로 그 위기를 극복을 했지요.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코로나 상황이 지나면서 국가부채비율은 늘고 개인부채는 오히려 줄어들었는데, 그래프를 보면 우리는 반대로 국가부채비율은 거의 유지를 했고 개인부채가 급격하게 상승을 했습니다. 결국 국가경제정책의, 사회정책의 문제였던 것이지요.
앞으로도 이 문제는 계속 논쟁거리가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심에, 결국은 여러분들은 체감을 하고 있는데, 이 나라의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그 부분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니면 못 본 척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앞으로 경제정책을, 사회정책을 어떻게 끌어갈 것이냐에 따라서 우리 국민들의 삶이 결정이 날 것입니다. 지금까지 계속 확대되고 있는 양극화가 더 격화될지, 아니면 그것이 조금이라도 그 정도가 완화되고 축소될지, 결국은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에 우리가 빛의 혁명이라고 하는 정말 위기이면서도 기회의 과정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삶도 대한민국의 미래도 결국 국민 중심으로 다시 재편되어야 될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약간은 따뜻한 안방에서 배 부르고, 바깥의 그 고통스러운 장면들은 아름다운 풍경처럼 느껴지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 정책을 계속 결정하는 이상 지금의 이 상황은 쉽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반대로 이번에 이 나라의 이 내란의 위기도 사실은 정치인들이 아니라 결국은 현장의 국민들께서 직접 몸으로 뛰어서 극복해가고 있는 것처럼, 이 나라의 운명도 사회·경제 정책도 이 자리에 계시는 여러분들, 대한민국의 주권자 모두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봅니다. 아마 오늘 여러분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이신 것도 여러분 스스로 여러분의 삶을, 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꿔보자, 개선해보자고 해서 함께 하신 걸로 압니다.
이제 정치인들, 대리인들이 이 나라의 운명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손으로, 이 나라 주권자의 손으로 이 나라의 운명을, 여러분 스스로의 운명을, 우리 다음 세대들의 삶을 결정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 여러분의 모임이 그 시발점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축하드립니다. 환영합니다. 고맙습니다.
2025년 3월 10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